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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피해자 재판 방청 보장·검사 항고권 신설... 소년보호재판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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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동주 작성일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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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촉법소년 문제를 계기로 소년보호사건 재판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법무부는 소년범 사건 재판에서 검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피해자에게 재판 진행 정보를 제공해주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법무부는 촉법소년 문제를 계기로 소년보호사건 재판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법무부는 소년범 사건 재판에서 검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피해자에게 재판 진행 정보를 제공해주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같은 개정안을 놓고 법조계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년법 입법 목적 취지에 맞지 않는 개정 방향이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피해자의 권리 보호 차원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하는 반응도 있었다.

◇ 피해자에게 재판 진행상황 알린다

이번 입법예고에서 법무부는 소년보호재판 절차에 피해자 참석을 보장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재판 진행 상황을 피해자에게 통지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도 현재 비공개로 진행되는 소년보호사건 재판에 피해자가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사건 진행 상황을 피해자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 표명을 한 바 있다.

현행 ‘소년법’ 제24조(심리의 방식) 2항은 “심리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소년부 판사는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에게 참석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비공개 원칙이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재판을 지켜볼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지 못한 상태다. 법무부는 제24조 3항을 신설해 피해자나 대리인이 심리 참석을 신청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가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개정이유서’에서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대응과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재판을 방청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행 ‘소년법’ 제25조의2(피해자 등의 진술권)는 피해자나 대리인이 신청하면 재판에서 의견진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피해자에게 재판 진행 상황을 통지해주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권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법무부는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는 제30조의3(피해자 등에 대한 통지)을 신설해 피해자 측이 신청하면 사건 심리의 일시, 장소, 심리결과 등의 사항을 통지하도록 했다. 또한 피해자로 하여금 해당 정보로 가해자의 명예훼손을 하지 말도록 하는 내용을 2항에 추가했다.

◇ “소년법 입법 목적 훼손” vs “피해자 권리 보호”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법조계 반응은 엇갈렸다. 우선 소년법의 입법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소년보호재판은 형사처벌을 하기 위한 재판이 아니다”라면서 “(소년법) 입법 목적이 소년을 교화시켜서 재범 가능성을 없애고 사회와 소년을 모두 보호한다는 게 목적이다. 공개될 경우 소년의 명예가 실추되는 등 소년법의 보호처분 목적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비공개가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 방청도 필요한 측면이 있다. 가해 소년들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알기가 매우 어렵다. 보호소년이 어떤 처벌을 받는지를 통해 응보적 감정이 해소될 수 있다는 측면 그리고 향후 민사소송 등 대응을 강구할 수 있다는 측면 등을 고려했을 때 재판 방청 보장이 일견 필요하다고 보인다. 하지만 소년보호재판이 처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가 방청하면서 과도한 처벌을 요구하는 경우 소년법의 입법 목적 자체가 훼손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동주 이세환 학교폭력전문변호사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가해자가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가 없고 나중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도 보여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를 피해자한테 제공하겠다는 것이니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전에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가해자의 개인 정보를 상당히 보호해주는 측면이 있었고 피해자 보호가 조금 제한적으로 이뤄졌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재판이 비공개 원칙으로 운영돼온 것에 대해선 “사소한 다툼인데 부모가 개입해서 일이 커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재판 공개가) 제한됐던 경우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법무부는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고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검사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았다. 촉법소년 문제를 계기로 소년사법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가정법원과 지방법원의 소년부로 접수되는 소년보호사건은 수사기관을 통해 송치되기도 하지만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송치되기도 한다. 법원행정처의 ‘2022사법연감’을 보면 2021년 접수된 사건에서 △검사송치 57.2%(2만260건) △경찰서장송치 35.8%(1만2,680건) △타소년부서에서 이송 등 3.7%(1,307건) △법원송치 2%(733건) △보호자 등에 의한 통고 1.3%(458건)으로 집계됐다.

통고제도는 청소년 범죄 대상으로 보호자 또는 학교·사회복리시설·보호관찰소의 장이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사건을 법원에 접수하는 절차다. 소년보호사건에서 검사송치 비중이 가장 많지만 이렇게 검사를 거치지 않고 소년부에 접수되는 사건들도 있다.

◇ 검사 권한 강화… 법조계 의견 엇갈려

또한 소년보호사건은 ‘소년법’ 제24조에 따라 재판과정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법무부는 검사가 재판에 참석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소년보호사건에 검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지를 놓고 논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검사의 역할을 일정부분 확대하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법무부는 보호처분을 요청한 검사가 해당 재판에서 판사의 허가를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제25조의2 2항에 신설했다.

‘소년법’ 제43조(항고)는 판사의 보호처분에 법령 위반이 있거나 중대한 사실 오인, 부당한 처분인 경우 본인·보호자·보조인(변호인)이 항고할 수 있게 규정했다. 여기서 법무부는 검사에게 항고권이 없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법무부는 “소년부의 오판을 시정하는 등 적정한 보호처분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항고권자에 검사가 포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고권을 원활히 행사하기 위해 47조의2(종결된 사건 기록 등의 송부 등) 조항을 신설해 보호처분 관련 결정을 검사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조기현 변호사는 “매우 잘못된 개정”이라고 비판했다. “형사재판에서도 1심에서 검사가 단지 양형 부당만을 이유로 항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소년재판에서도 단지 처분이 약하다는 이유로 검사가 항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소년법 취지는 판사가 소년을 살펴서 올바른 길로 이끌고 간다는 것인데 너무 처벌 위주로 변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세환 변호사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우선 검사 의견 진술에 대해선 “피해자를 대리하는 것은 검찰이니까 검찰에게 권한을 한 가지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소년법 25조의2를 보면 피해자가 의견 진술을 요청하면 판사는 기회를 주게 돼 있다. 지금도 할 수는 있는데 대부분 제대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이번 개정안은) 그 부분을 좀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검사의 항고권에 대해서는 “가해자 일방한테만 항고권을 주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피해자 측인 검사한테도 항고권을 똑같이 주겠다는 거다. 물론 항고가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호소년 측에서 항고하더라도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부언했다.

이어 “피해자 측은 이전에는 주체가 아니고 제3자 역할을 하는 것에 그쳤었는데 개정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등한 위치에서 피해자도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할 수 있게 하는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해 처벌 위주로 문제해결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계속해서 표명해왔다. 하지만 검사의 항고권을 신설하는 내용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위원회가 모든 사안에 대해 다 의견을 내는 것은 아니다.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처 : 시사위크(http://www.sisaweek.com)